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추진하는 성수품 물가 안정대책의 핵심은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16대 성수품의 공급량을 평소 대비 약 1.5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 명절은 단기간에 차례상·선물 수요가 몰리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기 쉬운 시기이며, 이러한 가격 불안은 곧바로 서민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가격 통제보다는 선제적인 공급 확대와 유통 안정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16대 성수품은 설 차례상과 선물 준비에 필수적인 품목들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쌀,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명태, 고등어, 오징어, 조기, 밤, 대추 등 농축수산물이 포함된다. 이들 품목은 명절 직전 2~3주 동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평시 공급 구조로는 가격 급등을 막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설 성수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이른 시점부터 물량 확보에 나서고, 공급량을 대폭 늘려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자 한다.
공급 확대 방식은 품목 특성에 따라 다층적으로 이루어진다. 농산물의 경우 정부 비축 물량을 조기에 방출하고, 산지 출하를 유도해 도매시장 반입량을 늘린다.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 변동성이 큰 채소류와 과일류는 비축 물량이 가격 안정의 핵심 수단으로 작용한다. 축산물은 사육 기간이 길어 단기 증산이 어려운 만큼, 냉동 비축육 방출과 수입 물량 확대를 병행해 공급 공백을 최소화한다. 수산물 역시 정부 수매·비축분을 활용해 성수기 물량을 집중 공급함으로써 가격 급등을 억제한다.
이번 대책의 또 다른 특징은 유통 단계의 병목 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산지에서 확보한 물량이 실제 소비자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도매·소매 단계의 원활한 유통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도매시장 출하 장려, 물류비 부담 완화, 통관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공급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수입 농축수산물의 경우 명절 수요에 맞춰 신속히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강화한다.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 유통 채널과 연계한 할인 행사,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 활용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상의 물가 안정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 장을 보며 느끼는 ‘설 물가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번 성수품 물가 안정대책은 단기 대응이라는 한계를 갖지만,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명절 물가 불안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16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 대비 1.5배로 늘리는 조치는 시장에 충분한 물량이 있다는 신호를 줘, 가격 급등에 대한 기대 심리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명절 수요가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와 농축수산물 유통 구조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을 앞두고 시행되는 이번 대책은, 최소한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서민 생활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어 현실적이고 필요한 정책 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다.